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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동물 - 정치 본능, 도덕과 정치, 다름을 이해

by 철학러버 2025. 1. 22.

사람들이 정치 얘기만 나오면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고 분위기가 뜨거워지는 걸 본 적 있나요? 가족 모임이나 친구들끼리 얘기하다 보면 어쩌다 한 번씩 의견 충돌이 일어나곤 하죠. 저도 가족 모임을 할 때면 정치 이야기는 금물입니다. 조너선 하이트의 책 『정치적 동물』은 바로 이런 점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정치에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그리고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하이트는 심리학적인 접근으로 인간의 정치적 본성과 그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읽다 보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정치적 본능, 도덕과 정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이 책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정치적 동물

정치 본능

정치에 본능적으로 열띤 반응을 보이는 건 단순히 관심사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이트는 인간이 "정치적 본능"을 타고났다고 설명합니다. 예전 원시시대에는 살아남기 위해 무리와 협력해야 했죠. 공동체를 보호하고 외부 위협에 대처하는 능력은 생존의 핵심이었고, 이런 본능은 지금도 우리 안에 남아 있습니다. 정치적 논쟁에 반응하는 것도 사실은 이런 오래된 본능이 작용하는 겁니다. 한 사람이 특정 정당이나 정책을 지지한다고 해봅시다. 겉으로 보기엔 논리적으로 판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의 성격, 환경, 성장 배경 같은 요소가 깊이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이트는 이를 "코끼리와 기수"의 비유로 설명합니다. 감정이라는 거대한 코끼리가 우리의 행동을 주도하고, 이성은 그 코끼리를 따라가는 기수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가지게 되는 건 감정적인 반응이 큰 역할을 한다는 거죠.

도덕적 가치와 정치

하이트는 정치적 성향이 단순히 의견 차이가 아니라, 도덕적 가치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가치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보수적인 사람은 전통, 충성, 권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진보적인 사람은 평등, 약자 보호 같은 가치를 더 중시합니다. 이 차이는 어떤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됩니다. 가령, 복지 정책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한쪽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할 수 있고, 다른 쪽에서는 "지나친 복지는 개인의 책임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주장할 겁니다. 이 두 의견 모두 각각의 도덕적 가치를 바탕으로 나온 겁니다. 하이트는 이런 차이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풍부한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고 봅니다.

다름을 이해

하이트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다름을 이해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관점이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렸다고 단정 짓습니다. 하지만 하이트는 정치적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대화하고 협력할 때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거죠. 보수와 진보는 각자의 강점이 있습니다. 보수는 공동체를 지키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강하고, 진보는 변화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힘씁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면, 서로 비난하기보다 협력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이트는 이런 대화를 위해 "상대의 도덕적 기둥을 인정하라"라고 조언합니다. 즉, 내 가치만 옳다고 주장하기보다, 상대방의 가치에도 의미가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동물』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그게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줍니다. 하이트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정치적 동물임을 인정하고, 그 본능을 바탕으로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를 탐구합니다. 정치적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이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저에게 큰 힘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고민이나 상황에 놓인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